요즘 부쩍 제왕절개 흉터가 많이 들어간 게 느껴져서, 오늘은 제왕절개 흉터관리에 대해 적어보려고 해요. 조금 긴 글이 될 수도 있지만, 흉터 걱정이 많은 분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왕절개 흉터! 관리 없이 나아지나요?
- 흉터관리를 못한 이유
저도 처음에는 흉터관리를 열심히 할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산부인과에서 판매하는 흉터 케어용 젤과 패치를 샀고 열심히 바르고 붙였죠. 그런데 문제는 패치였어요! 젤까지는 괜찮았는데 패치가 제 피부에 안 맞더라고요. 원래 제왕절개 패치는 점점 시간을 늘려가는 방식으로 붙여야 하는데, 저는 처음부터 너무 오래 붙이고 있었나 봐요. 흉터 부위가 가렵기 시작하더니 패치 모양 그대로 오돌토돌하게 뭐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패치를 바로 떼고 피부과에 가서 접촉성 피부염 약을 먹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한 달이 넘도록 병원을 다녀도 낫지 않아 결국 큰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대형병원 피부과에서 약을 받아 또 한 달 정도를 먹었어요. 두 달 동안 너무 가려워서 흉터 주변을 긁기도 하고 냉찜질도 하고.. 뭔가를 붙이거나 바르는 것도 무서워서 결국 제왕절개 흉터관리는 전혀 못했습니다.
- 관리를 못하고 난 후..
수술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수술 후 초반에는 오히려 살이 안으로 말려 들어가 있는 느낌이에요. 그런데 이게 어느 순간부터 나오더니, 피부과 약도 끊고 이제 살만해지니 그 사이에 왕지렁이 하나가 생겼더라고요! 특히 흉터 가운데 부분이 엄청 튀어나왔어요.
처음엔 피부염이 나은 것만으로도 만족했는데 사람 마음이 간사해서; 막상 왕지렁이가 생긴 걸 보니 거슬리더라고요. 옷 위로 만져도 엄청 튀어나온 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그래서 켈로이드 주사도 알아봤는데 결과적으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 켈로이드 주사를 하지 않은 이유
피부과에서 하는 켈로이드 주사는 튀어나온 부분을 제거한 후 흉터부위에 주사를 놓는 건데요. 가려움을 줄여주고 다시 튀어나오는 걸 방지해 준다고 해요. 그래서 정말 관심이 많았는데, 후기를 보니 너무 아프다고 해서 결국 하지 않았어요. 심지어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번 해야 하는데 무섭더라고요. 또 흉터가 생긴 지 오래되면 더 아프다고 해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결국 안 하게 되었습니다.
- 21개월이 지난 지금, 제왕절개 흉터는?
현재 저는 수술을 한 지 21개월이 좀 넘었어요. 그 사이에도 특별히 흉터 관리용 젤이나 패치를 사서 관리한 적은 없었고요. 그냥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래도 흉터가 눈에 띄게 들어갔어요! 어느 순간 만져보니 크기가 작아졌더라고요. 한 18~20개월쯤부터 나아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물론 아직도 많이 남아있어요. 옷 위로 만져보면 아직 튀어나온 게 느껴지긴 해요. 그래도 크기가 전체적으로 작아져서, 마치 왕지렁이에서 그냥 지렁이가 된 느낌이랍니다. 특히 가장 튀어나왔던 가운데가 작아졌고, 흉터 끝부분이 점점 검게 변하면서 이것도 들어가기 시작하더라고요.
저희 언니들(두 명 모두 제왕절개)에게 물어보니, 언니들은 5년 후쯤부터 거의 없어졌다고 해요. 전 아직 2년도 안 됐으니 아직도 많이 남았네요. 그래도 이렇게 점점 줄어드는 걸 보니 진짜 5년쯤 되면 거의 없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특히 가려움증이 많이 줄었는데요. 사실 전 튀어나온 것보다 가려운 게 더 힘들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가끔 가려운 거 말고는 대부분 괜찮아요.
- 흉터에는 보습 관리가 중요!
흉터 부위에 보습관리가 중요한 것 같아요. 특히 건조하면 더 가렵더라고요. 따로 관리용 제품을 사진 않았고 그냥 바디로션을 바를 때, 흉터부위도 같이 발라줬어요. 예전에 더 심할 때는 미스트를 먼저 뿌리고 그 위에 로션을 발라줬고요. 꼭 샤워 후가 아니더라도 자주 바르려고 했어요.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라 그냥 샤워 후에 바디로션만 바르고 있답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관리를 하고 싶다면 케어용 제품도 써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피부염이 무서워서 지금도 바디로션만 사용하고 있어요.
제가 제왕절개 수술 전에 유튜브에서 본 걸로는 실제로 우리나라에 켈로이드 피부는 많지 않다고 해요. 이렇게 수술 후 튀어나오는 살성을 의미하는 다른 명칭이 있는데, 대부분 그냥 켈로이드라고 알고 있어서 이해를 위해 병원에서도 켈로이드라고 말한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실제로 회복되지 않는 살성은 흔치 않고,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조금씩 들어간다고 합니다. 물론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요.
언니들 말로는 한 2년까지가 가장 가렵고 내 살 같지 않다가 3년쯤부터 괜찮아지고 5년 쯤되면 거의 들어간다고 해요. 저도 그 말을 믿고, 집에서 수분관리만 해주려고요. 혹시나 저처럼 제왕절개 흉터관리를 전혀 못했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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